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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작가로서의 분열과 싸움 작가로서의 분열과 싸움, 이창동, 조선희 대담 조선희 : 제가 지금 신인작가잖아요. 근데 정말 신인작가라는 건 정신분열의 다른 이름인거 같아요. 사회적 냉대, 시스템의 냉대에 시달리다 보면, 끊임없이 내가 무가치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내가 바보가 아니라는 것, 그걸 사회에 납득시키기 전에 내 자신에게 납득시켜야 하는 책무가 있잖아요. 그 내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든 거 같아요. 또 내가 소설을 쓰는 재능은 없을지라도 이유는 있다는 걸 자신한테 납득시켜야 하는데, 가장 절망적일 때는 그 이유가 생각이 안 날 때예요. 선배는 그런 신인작가 시절을, 소설가로서, 영화감독으로서 무려 두 번이나 했잖아요. 이 신인작가에게 뭔가 용기를 주는 얘기 해 주실거 없어요? 이창동 : 전혀 도움이 안되지. 어떤 누구의 .. 2007. 11. 11.
이윤학, 오직 절실함 [계명대학교 문학포럼] 연설문 요지 이윤학, 오직 절실함 1.10代부터 마신 술 중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떠나 하숙생활을 시작했어요. 아기사슴이 그려진 새담요 한 장을 들고 하숙집으로 갔지요. 중학교 다닐 때는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 안달을 했었지요. 막상 집을 떠나보니 이젠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혼자서 무얼 할 수 있나? 나는 외톨이가 되고 말았지요. 며칠 동안 말을 안 하고 산 적이 허다했지요. 하숙집엔 또래들이 여섯이었는데 나는 그들과 어울리지 않았어요. 그들은 그들끼리 무리지어 몰려다녔지요. 하숙집 뒤로는 리키다소나무가 듬성듬성 서 있었지요. 나는 리키다소나무 사이에 앉아 철길을 바라보곤 했지요. 기차가 스쳐지나갈 때 내 몸에서는 스파크가 일어나곤 했지요. 그곳에는 배나무 과수원이 숱하게.. 2007. 11. 11.
파울 첼란, 게오르그 뷔히너 상 수상 연설 3 3 렌쯔 – 곧, 뷔히너 – 는 여기서 뤼실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의 는 더 이상 말이 아니다. 그것은 어마어마한 말막힘이다. 곧, 그와 또한 우리가 – 숨을 못쉬고 말문이 막힌다는 것이다. 문학, 그것은 숨돌림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누가 일리, 어쩌면 문학은 길을 – 또한 예술의 길을 – 그러한 숨돌림을 위하여 지나쳐 가는 것이 아닐까? 낮선 것, 그러니까 심연과 메두사의 머리, 심연과 자동기계가 정말로 한 방향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쩌면 문학에서 낯선 것과 낯선 것 사이를 구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바로 여기서, 이 한 번의 짧은 순간에 메두사의 머리가 쭈그러들고, 자동기계가 말을 못하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여기에서 나 – 여기 이렇게 자유롭게 된 낯설어진 나 – .. 2007. 11. 11.
파울 첼란, 게오르그 뷔히너 상 수상연설 2 2 여러분도 아다시피, 나는 까미유의 이 말에 매달려 있었다. 사람들은 이 말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철저히 의식하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 다르게 악센트를 둘 수 있다. 즉 오늘날과 관련하여 악센트를 둘 수도 있고, 역사적인 것 또는 문학사적인 것과 관련하여 둘째 악센트를 둘 수 있으며, 영원한 것이라는 장음부호를 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 나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 나는 악센트를 둔다. 예술은 -은 변화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또한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예술은 [당통의 죽음]에서와 마찬가지로 또한 [렌츠]에서도 곁줄거리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2007.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