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작가로서의 분열과 싸움
작가로서의 분열과 싸움, 이창동, 조선희 대담 조선희 : 제가 지금 신인작가잖아요. 근데 정말 신인작가라는 건 정신분열의 다른 이름인거 같아요. 사회적 냉대, 시스템의 냉대에 시달리다 보면, 끊임없이 내가 무가치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내가 바보가 아니라는 것, 그걸 사회에 납득시키기 전에 내 자신에게 납득시켜야 하는 책무가 있잖아요. 그 내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든 거 같아요. 또 내가 소설을 쓰는 재능은 없을지라도 이유는 있다는 걸 자신한테 납득시켜야 하는데, 가장 절망적일 때는 그 이유가 생각이 안 날 때예요. 선배는 그런 신인작가 시절을, 소설가로서, 영화감독으로서 무려 두 번이나 했잖아요. 이 신인작가에게 뭔가 용기를 주는 얘기 해 주실거 없어요? 이창동 : 전혀 도움이 안되지. 어떤 누구의 ..
2007. 11. 11.
파울 첼란, 게오르그 뷔히너 상 수상 연설 3
3 렌쯔 – 곧, 뷔히너 – 는 여기서 뤼실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의 는 더 이상 말이 아니다. 그것은 어마어마한 말막힘이다. 곧, 그와 또한 우리가 – 숨을 못쉬고 말문이 막힌다는 것이다. 문학, 그것은 숨돌림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누가 일리, 어쩌면 문학은 길을 – 또한 예술의 길을 – 그러한 숨돌림을 위하여 지나쳐 가는 것이 아닐까? 낮선 것, 그러니까 심연과 메두사의 머리, 심연과 자동기계가 정말로 한 방향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쩌면 문학에서 낯선 것과 낯선 것 사이를 구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바로 여기서, 이 한 번의 짧은 순간에 메두사의 머리가 쭈그러들고, 자동기계가 말을 못하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여기에서 나 – 여기 이렇게 자유롭게 된 낯설어진 나 – ..
2007.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