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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가다 8. 25일 월요일 - 정읍으로 가는 열차 강의의 시작, 그리고 정오의 무더위, 그리고 떠남 목록 : 기형도 시집 - 입 속의 검은 잎 이성복 시집 - 아, 입이 없는 것들 허만하 시집 -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 김광석 추모 씨디 1-4 유재하 추모 씨디 씨디 플레이어, 그리고 작은 한권의 노트와 경비 ; 이 목록은 여행의 목록인가, 아니면 삶의 목록인가, 아니면 죽음의 목록인가.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있어요.....눈물처럼 동백꽃... ; 11시 사십분 서울을 출발하여 무궁화호는 정읍을 향하다 ; 자정, 담배 연기 속에서 열차는 속력을 올리고, 막 서울의 불빛들을 두꺼운 책의 목차의 한가운데를 통과했다. 그리고 서서히 섭씨의 시간 속으로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화씨와 섭씨 사이의 경계에서 .. 2007. 11. 11.
대화 2 에이 : 난 타인의 상처에는 대단히 민감해, 하지만 나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지. 게다가 아주 관대하기까지 해. 아 자랑스러워! 비이 : 벼엉신! 왜 요즘 상처타령이야? 모기 물린 데가 너무 가렵니? 버물리나 발라! 에이 : 사실은 어제 지하철을 걸어 오는 데, 가슴 속에서 누가 눈을 뜨는 소리가 들렸어, 그래서 누구냐고 물었더니, 글쎄 자기는 나인 동시에 아버지인 존재래 이상하게 우울해졌지. 갑자기 지하철 속의 대기가 울렁거리면서, 온 몸으로 스며들어왔어. 그때 나는 알게 되었지, 가로수 잎들 뒤에는 수 많은 박쥐가 매달려 있다는 것을 말야. 아 수치스러워! 비이 : 벼엉신! 아주 지랄허고 있네, 지랄 염병을 해라 이상을 아직도 써처먹을려구? 에이 : 근데 너 혹시 우리 아버지 못봤니? .. 2007. 11. 11.
대화 1 독자 : 소설을 읽다 보면 제 상처를 응시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곤 해요. 어떤 소설가 : 그리요? 저는 제 욕망을 드러내기 위해서 소설을 쓰는데요 2007. 11. 11.
황당한 술주정 하도 황당해서 쓴다. 살다가 술주정 술주정 하지만 이런 술주정은 처음 봐서 쓴다. 주사라는 게, 말다툼, 싸움, 혹은 원숭이쑈 등등이 웬만하면 주사아닌가. 물론 내가 겪은 이 일도 주사에 속하지만 그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는 거다. 한 일주일 전이었다. 상사와 소주를 한 잔 하다가 급해서, 옆에 있 는 나이트 건물의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에 앉아서 애인에게 전화 를 하고 있는 참이었는데, 밖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났다. 하여, 나 도 내가 있다는 표시의 노크를 해 주었는데, 또 두들기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또 두들겼다. 아니 그런데, 또 두들기는 것이다. 그래서 안에 사람 있어요,를 외쳤더니, 글쎄, 그 놈이 두들기면서 말하기를 지금 당신이 전화하는 그 여자가 박경림 맞지? 이러는거다. 어이가 없어서 무슨.. 2007.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