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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작가의 편지 중에서 이렇게 해명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문학은 삶의 일부고 삶은 문학의 일부다라고 말입니다. 삶이 고스란히 문학이 되고 문학이 곧바로 삶으로 환원되는 글쓰기는 고백이 되기 십상입니다. 고백의 경우 무엇을 쓸 것인가. 라는 질문은 무의미합니다. 그 무엇이 이미 정해진 까닭입니다. 다만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면 됩니다. 하지만 문학적 순교에 값하는 삶이 뒷받침되지 못한 고백은 스타일에 불과합니다. 반면 ‘고백’이라는 매력적이고 유력한 소설적 장치를 포기할 경우 당장, 무엇을 쓸 것인가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세계를 내면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세계에 내던져야 하는 것입니다. 만일 내면이 세계에 투항해 버린다면 ‘묘사’만 남게 되겠지요. 요즘 부쩍 무엇을 쓸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저.. 2007. 11. 11.
이형기, 시를 쓰는 세 단계 시를 쓰는 세 단계/ 이형기 영국의 시인이자 시론가인 루이스가 쓴 라는 책을 참고하여 이 형기님은 시를 쓰는 단계를 다음과 같이 3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시의 종자'를 얻는 단계이고, 두 번째는 이 종자가 시인 정신 내부에 성장하는 단계이고. 세 번째는 하나하나 언어를 골라 거기에 구체적인 표현을 부여하는 단계 이다. 한 단계씩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개개인들의 시 쓰는 방법을 연구해 보자. 1. 첫 번째는 '시의 종자'를 얻는 단계 '아, 이거 시가 되겠다' 싶은 인상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있으면 시의 종자가 될 수 있다. 이 종자는 반드시 노트에 적어야 한다. 그 종자를 당장 한 편의 시로 만들려고 서두를 것은 없다. 시를 쓰려고 서두르면 상상력이 종자 자체에만 얽매어 표현이 단조.. 2007. 11. 11.
고진, 은유로서의 건축 은유로서의 건축, 기리타니 고진 1장: 건축에의 의지 기리타니 고진의 은유로서의 건축을 읽는다. 그의 저작 중에서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과 함께 영어권에 번역된 이 책은 그로 하여금 영어권에서 일본문학자로서의 그 의 위치를 확립시켜 준 책이다. 그는 우선 형식주의가 건축에 근거해 있다는 것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즉 건축의 비유들은 철학자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의 불안정한 철학체계를 안정시키고 지반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것에서 그의 논의의 출발을 시작한다. 이러한 시작은 해체론과 맞닿아 있는데, 그의 서문에 따르면 이성에 의해서만이 이성을 해체할 수 있다는 견지에서 그렇다. 그는 ‘견고한 건축물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궁극적으로 하나의 토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바로 그 자신이 토대가 .. 2007. 11. 11.
야우스, 미적 현대와 그 이후 야유스, 미적 현대와 그 이후 - [반자연으로서의 예술, 1789년 이후의 미적 전환에 관하여]에서 요약노트. 모도 마르크바르트는 먼저 좌절, 숭고, 아이러니 등의 현대적 미학의 문화현상들에서, 그 다음에는 충동적 자연의 탈주술화된 자연철학의 철학자들인 쇼펜하우어와 니체에서, 낭만주의, 자연의 탈주술화 과정을 추적했다. 하지만 이때 그는 반대방향으로 진행된 경향은 주목하지 않았는데, 아래의 고찰에서 나는 이 경향을 조명하고자 한다. 자연으로의 전향에서 좌절, 그 자체를 자기 입장으로 삼는 세계고(世界苦)라는 획기적인 기본모델에서 그 양상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 문학이 낭만주의 이후의 아방가르드들 본래의 결론은 아니었다. 자연으로의 전향이 좌절된 데 뒤이어 – 보들레르에게 맨 처음 강령적으로 – 자연.. 2007.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