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5 시론, 두꼭지 글 두 꼭지 1. 시에는 네 종류의 높은 경지가 있다. 첫째는 이치(理)가 높은 경지요, 둘째는 뜻(意)이 높은 경지요, 셋째는 상상력(想)이 높은 경지요, 넷째는 자연스러움(自然)이 높은 경지이다. 막혀 있는 듯하나 실제로는 통하는 것을 이치가 높은 경지라고 한다. 표현해낸 것이 표면적인 의미를 초월하게 되는 것을 뜻이 높은 경지라고 한다. 깊어 분명하지 않은 것을 마치 연못이 맑아 밑바닥이 다 보이듯이 훤하고 분명하게 써내는 것을 상상력이 높은 경지라고 한다. 특이하지도 기이하지도 않으면서 문채(文采)를 벗어 떨치고, 그것이 오묘하다는 것만을 느낄 뿐 그 오묘하게 되는 까닭을 알 수 없는 것을 자연스러움이 높은 경지라고 한다. -강기, [백석도인시설] 2. 무릇 시를 짓는 것의 실마리는 여기에 있다... 2007. 11. 11. 김혜순,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문체 – 김혜순,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터 테마는 마치 웨어 이즈 왈도 게임북의 왈도처럼 시공을 마구 가로지르는 이상한 도형 속에 존재한다. 꿈과 같이 흐르는 어떤 정취 속에, 숨어서 가동되는 냉정한 추상성 속에 끊어질 듯 이어지는 통일성 속에, 높고 낮은 곳에 매달려 달랑거리는 시적 언어 속에 숨어 있다. 선현들의 시 속에서 미스터 테마는 투명한 의미들로 가득 채워진 문학공간 안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그득히 비어 있는 순수한 생성만의 공간 안에 있다. 그는 우주를 구부려 만들어진 것 같은 자궁의 주름이 부러워 자괴 자부하던 보들레르의 영겁의 주름속에, 물방울 하나에 장엄한 시공을 구부려 넣었던 김수영의 찰나 속에서 사라져가던 점(물방울)하나 속에. 너무나도 잘 .. 2007. 11. 11. 김춘식, 90년대 시의 고찰 및 기타 김춘식 평론집, [불온한 시간](문학과 지성사, 2003) 들 중에서 메모. 근대의 가속도, 진보의 패러다임 아래서 모든 신성한 존재는 ‘한줌의 위안’으로 타락하며 그러한 타락은 ‘모독’과 ‘오염’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불러 일으킨다. 정전(canon)이 모독 되듯이 모든 책은 ‘오염’의 덩어리, 키치일 뿐이다. 폭풍 아래 흩어지는 잡동사니와 자신의 동일성을 지켜보고 있는 세대에게 근본적으로 주체의 정체성은 순결하지 않다. 그것은 무언가 다른 것을 모방하며 그리고 오염되어 있다. 이런 오염된 주체에 대한 자의식으로부터 역설적으로 그들의 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유하의 [세운상카 키드의 사랑], 장정일의 [햄버거에 대한 명상], 김영승의 [반성] 등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의식이 이러한 모독당한 존.. 2007. 11. 11. 유성호, 생태시학의 민족문학적 가능성 이제 민족문학 진영과 자유주의 문학진영이라는 인적 구성의 대립항은 거의 소멸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적 실천 안에 담긴 문학적 진정성과 완결성일 것이다. 근대문화의 불구성이 신비로운 경험이나 세계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사물이나 현상을 인간의 이성과 욕망으로 분석, 지배할 수 있다는 사고에서 왔다면, 우리 시대의 문학적 진정성과 완결성은 근대적 이성이 포착할 수 없는 개별화된 시적 주체들의 내밀한 경험을 중시하면서, 그것들은 현실적 연관으로 끌어들이는 역사적이면서 생태적인 상상력에서 가능성의 싹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태시학이 민족문학의 차원에서 자기 역할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그 동안의 민족문학이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에 반.. 2007. 11. 11.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