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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국, 고운기 시인 인터뷰 - 시인과 함께 설화 속에 들다 고운기 시인 인터뷰 - 시인과 함께 설화 속에 들다 고운기 시인을 만나기로 한 곳은 신촌이었다. 아담하고 정갈해 보이는 독일식 맥주집에 소탈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83년 등단해 시력 20년이 넘은 시인,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 삼국유사 연구의 권위자. 불교방송(BBS-FM)의 아침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그의 이력은 다양했지만, 맥주 잔을 들고 마주앉은 시인은 단정하고 소탈하지만 날카로운 눈빛을 지닌 사십대 중반의 남자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오며 대담자를 편안하게 만들어 줄 줄 아는 남자였다. 나는 고운기 시인의 시집을 읽고, 또 그의 이력을 조사하고, 그를 만나러 오는 동안, 나름대로 시인의 이미지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정확하게 일치했다. 무엇보다 삼국유사를 연구하는.. 2007. 11. 11.
한용국, 조용미 대담 - 나비 시인의 꿈을 들여다 보다 나비 - 시인의 꿈을 들여다보다. 시인 한용국, 시인 조용미 조용미 시인을 만나기로 한 시간은 여섯시 반이었다. 그러나 아차아차 하는 사이에 나는 무려 한시간이나 늦게 도착하고 있었다. 추위 속을 헐떡거리며 인사동의 관훈갤러리 옆의 판화방에 도착했을 때는 이재훈 편집장이 손을 흔들어 주었고, 조용미 시인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밖에 다니러 갔다고 했다. 잠깐 자리를 옮겨 기다리는 사이에 나는 문득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을 떠올렸고, 거기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 [섬천남성은 독을 품고 있다]를 떠올렸다. ‘날아다닐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그렇게 날아다니는 나비는’, 이라는 시구를 떠올렸을 때, 정말 거짓말처럼 나비 한 마리가 사뿐하게 판화방 안으로 들어와 맞은 편 자리에 앉.. 2007. 11. 11.
한용국, 권혁웅 대담 - 시인이라는 이름을 도둑질한 남자 시인이라는 이름을 도둑질한 남자 한용국, 권혁웅 대담 권혁웅 시인이 재직하는 한양여자대학은 막 시작된 겨울의 두 번째 일요일 오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시인과는 본관 앞에서 약속이 정해져 있었다. 권혁웅 시인의 가을은 어떠했을까를 문득 생각했다. 그는 황금나무 아래서 어둠과 그늘의 알 빚기를 마친 참일까. 본관 커피숍 안에서 권혁웅 시인이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이재훈 편집장과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권혁웅 시인의 연구실로 발길을 옮겼다. 연구실은 아담하고 정갈했다. 거기서 그의 성격을 볼 수 있는 듯 했다. 책상과 컴퓨터를 제외하고는 사면이 서가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시집이며 연구서들이 항목별로 분류되어 있어 도서관의 작은 서가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권혁웅 시인이 손수 탄 커피 한 잔을 앞에.. 2007. 11. 11.
롤랑 바르트, 라신에 관하여 만일 문학이 본질적으로, 내가 생각하듯이, 제시된 의미임과 동시에 확고 확립되지 못한 의미라면, 라신은 분명 프랑스의 위대한 작가이다. 그의천 재성은 결국 차례차례 그의 운명을 이루어 왔던 많은 미덕들 중 특별히어 느 것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유동성의 비길 데 없는 기술에 위치한다고 하겠다. 이 유동성에 의해 그는 어떤 비평의 영역에서도 영구 히 존립하는 것이 가능하다 유동성은 미미한 미덕이 아니다. 유동성이란 오히려 반대로 정상에 이른 문학의 존재 자체이다. 쓴다는 것, 그것은 세상의 의미를 뒤흔들어, 거기 에 간접적인 의문을 주입시키고는 작가가 이 의문에 최후의 유예로 대답 을 삼가는 것이다. 대답, 그것은 우리 각자가 하는 것이다. 거기에 자신의 역사를, 자신의 언어를, 자신의 자유를 .. 2007.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