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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센스, 애인, 엠네지아 1 그러니까 작년 여름이었다. gm대우와 신시 뮤지컬의 주최로 제 1회 대학 뮤지컬 페스티발에 연이가 만학도로 다니고있는 명지대학이 참가하기로 결정된 것은, 참가하게 된 작품은 그 이름도 유명한 '넌센스', 전국의 24개 뮤지컬 학과가 설치된 대학들이 참가하는 대회였고, 유명하다는 대학은 모두 참가 가 예정되어 있었다. 우선 학교 내에서 오디션이 실시 되었고 애인은 넌센스의 배역 중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조금 모자 란 듯한 수녀인 '엠네지아' 역할을 따내게 되었다. 잠깐 기뻐 했으나, 그때는 몰랐다. 정말. 얼음이 둥둥 떠 내려오는 강을 맨몸으로 헤엄쳐야 하는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본선 공연에 맞추어 일정이 발표되고 드디어 연습이 시작되 었다. 어머니나! 세상에! 소사소사 맙소사! 난 그 공연이오로.. 2007. 11. 11.
첫눈이 내리는 작문시간 이번 학기에도 내가 맡은 강의는 '문학체험과 감상'이라는 과목이었다. 말 그대로 문학을 학생들에게 체험시키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게 강의의 주된 목표라서, 한 학기에 한 번 문학기행도 다녀오기도 하고, 또 다양한 매체를 통해 문학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시키는 등의 강의가 진행된다. 물론 나는 그리 부지 런하지는 못해서 많은 것을 해 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충 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철학적 주제들을 최대한 알기 쉽도록 여러가지 상황을 예로 들어가며 강 의하는 게 고작이지만.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좋은 문학체험이란 무엇일까. 직접 시든 수필이든 소설이 든 써 보는 것이다. 가장 단순한 형식이지만 어쩌면 가장 많은 것을 내포하고있지 않을까. 사실은 한 학기 내내 쓰고 읽고 토론하게 하고 .. 2007. 11. 11.
보신탕 사건 순종 진돗개 보신탕 사건 그후 석 달여 전에 이웃사촌 간에 벌어진 이색 시비로 화제가 됐던 ‘순종 진돗개 포식 사건’을 기억하시는지. 사건의 무대는 지난 9월12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 공터. 이곳에서 사설 주차장을 운영하던 김아무개씨(57) 등 3명이 바로 곁에서 렌터카 업소를 운영하던 이아무개씨(62)의 개를 주인 몰래 잡아먹으면서 사단이 시작됩니다. 당시 애꿎게 보신탕의 재료가 돼야 했던 개는 무려 수천만원을 호가한다는 순종 진돗개 ‘찬미’. 순수 혈통을 입증하는 5대에 걸친 족보까지 있는 개였습니다. 발끈한 개 주인 이씨는 김씨 등을 고소했고, 이들은 졸지에 거액의 뒷감당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찬미’는 이씨가 얻어 키운 개였기 때문에 피해액 산정을 두고 논란이 있었습니.. 2007. 11. 11.
발목이 잘리는 아픔으로 지인의 전화를 받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이 뭔가 결실을 이루고 있는 모양이다. 기뻐하는 모습에 내 마음도 기뻐오다. 그리고 그 기쁜 마음 속에서 나의 절망을 가늠해보다.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저울추는 언제나 해야만 하는 일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왔고, 애써 그 무게를 마음과 몸으로 버텨왔다. 해야만 하는 일은 늪과도 같았고, 하고 싶은 일은 구름이 머무는 언덕과도 같아 그 둘 사이의 거리는 언제나 한없는 절망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절망을 절망하지 못하고 어쩌면 함부로 탕진해 버렸음을 확인하고, 반성하다. 발목이 잘리는 아픔이 있고 난 다음에야 현실은 우리를 놓아준다고 했던가, 내게 그 아픔을 감당할 힘이 남아 있는가 골똘히 다만 골똘히 생각해 보다. 7월 29일, 이순신 풍으로 쓰다 2007.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