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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국 시인 시, 청동

뻥이요

by 목관악기 2018. 7. 2.



2016 무크에코플러스 사화집




뻥이요!


장인어른이 

슬슬 달궈놓은 골목마다


개나리뻥

목란뻥

벚꽃은 내가 원조라고

뻥뻥뻥


에라이 마누라도 뻥

튀겨놓으니

여섯 아이들이

엄마엄마 뻥뻥뻥


내 잘못 아닐세

장인 어른은 돌아앉아

시치미뻥


이런 씨부럴 니미

장모님 쑥떡 팔뚝질에


장인어른은

어느새 

하늘에 올라앉아

애먼 구름만 뻥뻥뻥



산문.


 장인어른은 오랫동안 뻥튀기로 생계를 유지하셨다. 지금도 장날이면 장인어른은 장모님과 함께 뻥이요!를 외치며 장사하고 계신다. 

 자신이 맡긴 곡식이 튀겨지길 기다리며 줄 서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주고 받는 정겨운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 사이사이 터져나오는 뻥이요! 장날 뻥튀기 좌판 앞은 늘 시끌벅적 웃음판이다. 

 뻥! 깜짝 놀랐는데도 기분나쁘지 않은 소리, 뻥소리 뒤로 향긋하게 퍼져나오는 냄새, 까만 봉지에 담긴 뽀얀 뻥튀기 과자, 옛날 새우깡 CM송처럼 배불러도 자꾸 손이 가는 과자의 원조다.  불을 조절하는 정성과 기술 그리고 기다림 삼박자를 갖추어야 맛있는 뻥튀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뻥튀기! 인공 먹거리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친환경 먹거리다. 친환경! 사람에게 친한 것이 환경에게도 친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