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시와 사람, 2017년 여름호, 계간평 - 어떻게 함께 울어야 할 것인가
어떻게 함께 울어야 할 것인가 세계는 언제나 불가능한 낙원을 꿈꾸지만, 끝없이 실패한다. 불가능한 낙원에의 꿈이 실패한 자리, 시인들은 그 폐허를 서성거리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그 폐허에서 누군가는 외치고, 누군가는 한숨을 쉬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외치고, 누군가는 입맞추고 애무한다. 그렇게 남은 분절된 언어의 흔적을 시라는 이름으로 명명할 수 있다면, 우리의 현재는 그야말로 시의 시대가 아닐까. 낙원을 꿈꾸는 것조차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지난 해 4월 우리는 적나라하게 드러난 끔찍한 폐허를 목도해야만 했다. 김수영이 꿈꾸었던 ‘복사씨와 살구씨가 사랑에 미쳐 날 뛰는 날들’은 끝내 오지 않았다. 다만 악덕과 적폐가 증오에 미쳐 날뛰는 날들이 도래하고 말았으며, 거기에 맞서서 ..
2018.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