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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국 시인 평론, 書架

보르헤르스전집 중, 불한당들의 세계사 중에서

by 목관악기 2007. 11. 11.


       책 뒷 쪽의 보르헤르스와 보르헤르스와의 대화 중에서


      젊은 작가들에게 충고를 하신다면...


      젊은 작가들에게는 아주 초보적인 충고를 하고 싶습니다. 작품의 발표가 아닌
    작품 자체에 대해 생각하라고, 발표를 하려고 서둘르지 말고, 독자를 망각 하지
    말라고, 그리고 픽션을 쓰려거든 진지성을 가지고 상상할 수 없는 그 어떤 것도
    쓰지 말라고, 단지 놀랍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것들을 쓰지말고,  자신의 상상이
    용인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들을 쓰라고. 그리고 문체에 관해서는 어휘의 퐁요함
    보다는 어휘의 빈곤함을 추종하라고 총고하고 싶습니다. 문학 작품에서 흔히발
    견되는 도덕적 흠집의 하나를 말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공허성입니다. 내가   비
    록 그의 재능이나 천재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루고네스를 좋아
    하지 않는 이유중의 하나는 그의 글쓰기에서 어떤 공허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만일 한 페이지의 글에서 모든 형용사들과 비유들이 새로운 것이라면 독자의감
    탄을 기대하는 이러한 양식은 늘 공허함이 되고 맙니다. 게다가 나는 독자가 그
    런 글을 대하고서 아, 이 작가가 솜씨가 있구나 하고 느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
    다. 반대로 작가가 그렇게 느끼고 독자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게 낫습니다.   모
    든 것이 잘 되어 있을 때는 그것이 쉬워 보일 뿐만 아니라 또한 절대적으로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보일겁니다. 또한 나는 작가가 즉흥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생
    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작가가 지나치게 빨리 어떤 어휘를 맞는 것으로  단
    정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한 어휘는 내게 그럴듯한 사실성이 전혀   없어
    보이기 대문입니다. 그러나 일단 한 작품이 끝나면 그것은 비밀스러운   전략과
    공허한 기교가 아닌 겸허한 솜씨로 가득 차 있을지라도 즉흥적인 것으로   보여
    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