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몸에 꽃피겠다
부재시편 2
그대 몸에 꽃피겠다
믿을 수 없어도 눈물이 흐르고
옘병 지랄 아무리 퍼부어 대도
이제는 눈썹하나 꿈쩍 안 하는
그대 몸에서 꽃피겠다
잘 살어 잘 살어
창밖의 이파리들 불어갈 때
소주잔 철철 넘치는 손들마다
가시철조망으로 아프게 엮어두고
이제 꽃피면 설운 꽃 피면
환하던 꿈과 시리던 발걸음
가을 밤마다 꿈 속을 걸어다닐 때
징후도 없이 생리가 흐르고
때로 그리움도 안간힘이겠지만
지금 그대 몸을 쓰다듬는 손과
살아온 날들의 마지막 온기로
가쁜 숨 몰아쉬며
너네만 봐라 내 몸에서 꽃피겠다
울지 마라 내 몸에서 꽃피겠다
빙신, 저 죽는 줄도 모르고
사랑만 알아서 사람만 좋아서
햇살 속에 어느새 둥실둥실 떠있는
그대 몸에 꽃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