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용국 시인 평론, 書架

모리스 나도와 롤랑 바르트의 문학의 위기에 대한 대담 중에서

by 목관악기 2007. 11. 11.


    주로 바르트의 글들만을 옮겨 놓습니다.


    문학이란 비시간적 대상, 비 시간적 가치가 아니라, 하나의 한정된 사회 내에서의
  이루어지는 온갖 실천과 가치의 총체입니다.

    ----------------

   그것은 문학이 언제나 거대한 사회적 동요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까닭은 정녕 문학 언어의 사회성,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문학 언어의  이데올로
  기란게 존재하기 때문이죠.

    ----------------

   글을 쓰는 사람이란 분리된 개인, 말하자면 만인 공유의 언어가 아닌 언어,   그의
  작업이 모두 끝난 다음에야 하나의 문학언어가 될 그런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이미
  외따로 존재하는 개인이죠.

   ----------------

   어느 시대에나 현대성에 의한 피치 못할 위압이 있게 마련입니다. 혁신은 위압적
  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그 속에 혹시 있을지도 모를 어떤 중요한 것을 놓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여기서도 객관성을 잃지 말아야겠고,   또
  가장 현재적인 현대성은 언제나 불필요한 찌꺼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
  아야겠습니다. 현대성은 찌꺼기 실험 그리고 아마도 미래의 작품을 뒤죽박죽으로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현재성의 편은 들어야겠죠. 현대성이  불가
  피하게 내포하고 있는 찌꺼기,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평가를 내릴 수 없는 그 찌꺼
  기마저 감싸안음으로써 현대성을 총체적으로 옹호해야 하겠습니다. 요컨대  유연
  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

   그렇지만 읽기 쉬운 무엇인가를 쓰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곧 일정한 아첨을  전제
  로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언어란 결코 순진하지 않아요. 우리가 읽기 쉽게
  쓰려할 때, 우리는 자기 고유의 언어의 일정한 추락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아
  첨, 우린 그걸 이럴 때만 받아들일 수 있겠죠. 우리가 정녕 일종의 은밀한 -   이렇
  게 표현해도 좋다면 - 책략정신, 내밀한 속임수 정신, 한 마디로 우리가 저술 하고
  자 하는 것과 관련하여 아주 뒤틀린 목표를 가지고 있을 때만, 그러므로 만일 우리
  가 읽기 쉬움의 차원에서 일정한 양보를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여러분들의 눈에중
  요해 보이는 어떤 것들을 그냥 흘려 보내고자 하기 때문일 겁니다.

  ------------------

   사실 지금 중요한 문제는 독자를 작가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사람들이 독자를 잠
  재적 혹은 임의적 작가로 만들 수 있는 날, 읽기 쉬움과 관련된 모든 문제들이사라
  질 것입니다. 사람들이 명백히 읽기 어려운 한 텍스트를 그들 자신의 글쓰기의  실
  천 가운데서 읽을 때 그들은 그 텍스트를 아주 잘 이해하게 됩니다. 물론 이루어져
  야 할 이런저런 변화 - 이 문제와 관련해 나는 거의 언제나 교육을 언급하게  됩니
  다 - 가 있겠죠. 그걸 위해서는 또한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겠죠. 미술에서 액션 페
  인팅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문학에서도 액션 라이팅과 같은 무엇인가가 필요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물론 사람들이 - 짜증스런 텍스트들 -  말하자
  면 부적절한 텍스트들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도록, 그런 글쓰기에 의해 나온   텍스
  트를 위한 적잖은 유통이 있다고 가정한 경우에 말입니다.

  -------------------

   그들은 실은 텍스트가 유혹하는 공간이라는 사실, 따라서 글을 쓸 때 유혹의 문제
  를 스스로에게 제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타자를 유  혹한
  다는 것 그건 정년 하나의 모험입니다. 옛날에는 수사학이 이 문제를 해결하리라
  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수사학은 대체로 유혹의 기술로 추정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문제는 오늘날 텍스트의 유혹이
  어떤 것일 수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그리고 특히 글을 쓰고자하
  는 이들에게 그것의 필요성을 어떻게 인식시켜야 할지를 아는 데 있습니다.

  -------------------

  (하지만 이른바 하위문학이 존재할 권리를 갖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만일 그것이 권태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존재하기를 요구할 권리가 없습니다. 물론
  내 말은 불성실합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을 권태롭게 하는 것이 다른 한 사람을 권
  태롭지 않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아주 복잡한 문제죠. 하지만 여하튼나
  는 텍스트의 관능문제를 점점 더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제기해 봐야한다고  생각합
  니다. 소위 관능적인 텍스트들은 흔히 텍스트의 관능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말
  하자면 텍스트이 관능은 진실로 그 안에 필사자의 육체를 기재하려하고, 독자의육
  체와 결합하려 하면, 그길고 그 두육체 - 세속적이고 도덕적인 인물들, 해체된  주
  체들, 개화된 주체들이라고 할 수 있는 - 사이에 일종의 애정관계를 설정하는 그런
  텍스트와 관계가 있죠. 어쨌든 문학은 그 자체로서는, 그것 혼자서는 자신의   고유
  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 요컨대 작품이 사랑스런 함정이 되는 한   우
  리는 문학이 계속될거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더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대담, 문학의 위기에 관한 대담, 강출판사. 9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