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전화를 받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이 뭔가 결실을 이루고 있는 모양이다. 기뻐하는 모습에 내 마음도 기뻐오다. 그리고 그 기쁜 마음 속에서 나의 절망을 가늠해보다.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저울추는 언제나 해야만 하는 일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왔고, 애써 그 무게를 마음과 몸으로 버텨왔다. 해야만 하는 일은 늪과도 같았고, 하고 싶은 일은 구름이 머무는 언덕과도 같아 그 둘 사이의 거리는 언제나 한없는 절망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절망을 절망하지 못하고 어쩌면 함부로 탕진해 버렸음을 확인하고, 반성하다.
발목이 잘리는 아픔이 있고 난 다음에야 현실은 우리를 놓아준다고 했던가, 내게 그 아픔을 감당할 힘이 남아 있는가 골똘히 다만 골똘히 생각해 보다.
7월 29일, 이순신 풍으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