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기쁨에서 시작해서 지혜로 끝난다. 사랑이 그런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무도 희열은 정적이어야 하며, 한 자리에머물
러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없다. 시는 기쁨에서 시작하고, 충
동에 쏠리고 첫 시행을 씀으로서 방향을 잡고, 다행한 성과나
결과를 내면서 진행되다가 생의 해명으로 끝난다. 그렇다고 반
드시 대단한 해명이 아니라 혼란가 맞선 잠정적 머무름에서 끝
나는 것이다. 시는 대단원 혹은 결말을 가지고 있다. 비록 미리
알 수는 없지만 원초적 기분의 첫 이미지로부터 이미 예정된그
리고 바로 그 기분 자체로부터 예정된 결말을 가지고 있는것이
다. 처음의 발상이 나중까지 그대로 남아 있는 시는 속임수에
불과하며 따라서 전혀 시라고 할 수 없다. 시는 진행되면서 그
것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며 마지막 시구에서 최선의 것을 발견
하는데, 그것은 지혜로운 동시에 슬픈 어떤 것, 술자리에서 하
는 노래의 행복과 슬픔의 혼합과 같은 것이다........
프로스트 선집, 민음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