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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국 시인 산문, 幻

by 목관악기 2007. 11. 11.


        어떡해야 더 깊어질 수 있는가 나는 요즘 그것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다.
        중심을 향해서 깊어진 길이 거대하고 긴 창 하나가 되기를 꿈꾼다. 대지
        의 중심에 거대한 창이 박힌 모습 같은 것도 상상한다. 그러기 위해서정
        신은 한층 더 날카로와지고 뾰족해져야 할 것이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그것을 내 육체가 견딜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내 몸은 종잇장처럼 얇고하
        늘거린다.

        그렇다면 깊어지기 위하여 나는 조금씩 몸을 둥글게 말아가는 법을   익
        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