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역 5
- 부재시편 9
못다 푼 응어리처럼 낮 달이 떠 있다
돌을 던지면 깨진 자리에서
어둠이 흘러나와 그간 잘 있었느냐고
사람의 형상을 취할 것 같다 나는
물푸레 나무를 훑어 안부를 전한다
부풀어 오르는 기억의 환부 속에서
새는 낮달 근처를 맴돌다 되돌아 가고
플라타너스들, 이파리들 하나 둘 씩
떨어뜨리고 야윈 열매를 풍경처럼 매달 때
가슴 한 쪽을 덜컹덜컹 울려오는 순환선
어두워지는 강을 건너 온 열차는
언제나 다른 세상에서 오는 것 같아
열리는 문 외면하고 언덕 쪽 돌아보면
병원으로 가는 길 모퉁이에
볼록거울 하나 서 있다 그 속에
강을 막 등진 듯 껑충한 나무 한 그루
사람의 형상으로 팔 벌리고 서 있다
오랜만이라는 듯 한 번 안아보자는 듯
부재시편, 성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