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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시편, 성내역

부재시편 7

by 목관악기 2007. 11. 11.


그 여자의 하나님

                     부재시편 7

 
 
그여자의 하나님은 문득 어깨 너머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는  
에라이 하기도 하고 아 씨팔! 하면서 신경질을 내기도 한다  
속만 지지리도 썩히다가 어느날 불길한 예감도 없이 드잡이  
질도 없이 훌쩍 떠나버리더니 이 제는 일요일이면 그 여자의  
손을 잡고 성당에도 다니고 멀리 물건 띠러 같이 다녀주기  
도 한다 그대로 걸음은 팔자로 여전히 건들거리고 아! 그새  
끼! 하면서 호박씨 까는 버릇 여전해 그 여자는 가끔 킥킥거  
리고 웃는다 정치야 아무래도 좋고 먼 나라 전쟁도 아무래  
도 좋고 다만 그 여자의 하나님이 왼편에 새로 만들어 놓은  
역사에 기대어 기우뚱 기우뚱 문구점으로 걸어가는 그 뒷길  
만은 투명한 소주 한 잔에도 환히 밝아오는 그 여자의 생이  
다.
 



03/20 03:04